[25년 4월] 방점 하나
개요
4월은 대체로 마음 편하게 보냈던 한 달이다.
“한빛미디어-나는 리뷰어다 2025”도 4월엔 신청하지 않았으며 개인적으로 퇴근 후 읽던 중이던 책도 집중해서 읽지는 않았다. 이 시간에는 대체로 게임을 하며 보냈지만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2번은 운동을 하면서 지냈다.
유야무야 보낸 건 같은데 면접도 보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개발 관련된 탐구도 하니 어떻게 흘러간 4월인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군데군데 기록해 놓은 걸 보니 다수의 에피소드를 겪은 게 기억난다.
이제 각설하고 4월에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자.
면접 경험
3월에 경영 악화로 권고사직을 받은 후, 이직을 결심하고 다른 회사에 지원했다. 경기 불황에다 IT 인력을 줄이는 요즘 같은 추세 속에서 이직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운 좋게도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면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건, 내 경험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익히고 습득했던 지식은 흐릿해졌지만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으니 괜찮다 쳐도, 그 경험을 말로 풀어내는 것이 쉽지 않게 느껴졌다. 사실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경험을 정리하지 않고 간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거짓 없이, 오로지 내가 했던 경험만을 이력서에 담았기 때문에 어떤 경험 기반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건,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오만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험 정리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앞으로는 면접에 들어가기 전 적어도 이력서에 적은 경험들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글 하나 썼다.
독서 노트나 회고록 외에 블로그에 글을 쓴 것은 지난 2월이 마지막이다. 그때 작성한 글도 과거 경험을 정리하는 연장선이었기 때문에, 글을 썼다는 만족감은 크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번에 ‘Commit Message 자동화’라는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다.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경험을 정리하는 과정 자체에 재미를 느낀다는 점이다. 또한 Commit Message 작성을 자동화하는 일은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기에,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무료하게 흘러가던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나만의 동기부여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금 알게 된 순간이었다.
사이드 프로젝트 1차 목표 마무리와 생산성 향상 경험
1월 말쯤에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12개의 스프린트를 거쳐 1차 목표를 마무리했다.
이런저런 기능을 만들면서 잊고 살았던 개발 방법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주로 했던 작업은 기존 시스템을 FastAPI로 재구성하고 이 과정에서 코드 아키텍처를 세웠으며 추가로 채용공고 크롤링 구현에 힘을 쏟았다. 아무래도 직장이랑 병행하다 보니 퇴근 후 시간을 쏟았는데 체력적인 한계도 분명 있었지만 잊고 살았던 열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체감하는 건 회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몰입감이 존재하며 “추가로 뭘 하면 재밌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최근 사이드 프로젝트에는 Github PR이 Open 되면 PR을 AI로 요약한 뒤 Comment를 달아주는 Github Action을 만들어놨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을 과연 회사에서 채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AI에게 PR 요약을 부탁하기 위한 프롬프트는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좋은 커밋이란 무엇인가”와 마찬가지로 “좋은 PR”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료를 찾고 있다. 또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Jira를 이용해 Task 관리를 하고 있는데 Jira Task를 Pycharm이랑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방법도 알아냈다.
모쪼록 이런저런 소소하지만 재밌는 경험을 확실히 한 듯 싶다.
요즘 회사에서는
지난 한 달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돌이켜봤을 때 뚜렷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하고 있는 일을 떠올려보면 간간히 내부 솔루션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면 그에 맞게 대응해주고 있다. 아무래도 코드를 작성하는 일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뚜렷한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부 솔루션의 코드를 개선하는 작업을 해도 괜찮을 듯 하지만 내부 솔루션은 나름의 사정이 있기에 성과로 인정받기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러던 중 brunch에서 “감원 이후의 무너지는 회사”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해당 내용은 인력 감축의 여파는 회사와 구성원 간의 신뢰를 깨버리는 행위고 이를 다시 수복하기는 어렵다는 내용에 대해 담은 글이었다. 내 상황에 대입해 읽어보니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기도 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내가 해야 될 건 눈치가 보이더라도 계속 다음 스텝 준비하는 게 맞을 듯싶다는 점이다. 회사에서 개인적인 공부를 하든, 이력서를 정리하든, 타기업에 지원을 넣든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
마치며
유야무야 보내는 4월인 듯싶었는데 돌아보니 주로 “사이드 프로젝트”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몰입감 덕분에 집중하면서 코딩하기도 했고 생산성을 올리고자 몇 가지 조사도 했는데 큰 수확은 “AI를 이렇게 쓰면 재밌구나”를 체감하게 된 부분이다.
마음 편히 보내려 했던 4월이지만 방점 한 개는 남겨 놓은 듯싶어서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진 않아 다행이다. 5월엔 다시 독서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밀도 있는 시간들로 채울 수 있게 노력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