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날씨가 점차 더워지고 있음이 체감된다. 아침 출근길엔 셔츠 하나를 입고 다닐 만큼 서늘하지만 오후가 되면 반팔만 입고 다녀야 되나 싶다. 즉, 여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린 듯 싶다.
여름이 오고 있으려니 1년 중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에는 뭘 했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괄목한만한 성과가 없었다는 게 아쉬운 25년이기도 하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5월은 나쁘지많은 않았다는 감상이 남는다. 이것저것 시도해본 한 달이었고 이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어서 한 가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한 달이기도 하다.
주말에 회사 출근하기
회사에는 특정 사이트를 대상으로 크롤링을 시도하며 데이터를 누적해나가는 시스템이 하나 있다. 이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어떤 사업적 배경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 채, 그저 매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만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 동안 데이터 수집이 실패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집에는 작업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결국 회사로 출근해 상황을 살펴보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돌아보며 문득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통은 조금 늦어졌을지 몰라도, 메신저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일이었고, 그렇다면 굳이 출근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나 권고사직을 제안한 회사라면 더욱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한 건 결국 ‘일이니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 신입 개발자로 일하던 회사에서, 선배가 ‘업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직업은 ‘직’과 ‘업’으로 나눠볼 수 있고, 개인은 ‘업’에 대한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선택한 업이라면, 그에 걸맞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당시에는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말이 생각보다 깊게 남아 있었다.
만약 그때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았더라면, 이번에도 과연 내가 회사로 향했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슬랙 봇 개발하기
앞서 이야기한 내용의 연장선이다.
크롤링이 실패하면, PC를 통해 서버에 접속해 데이터 수집 모듈을 다시 기동해야 한다. 언제 실패할지 알 수 없는 일이기에, 매번 그런 상황을 대비하다 보면 ‘PC를 항상 들고 다녀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일정 시간에 재수집이 이뤄지도록 설정해두긴 했지만, 예기치 못한 다른 이슈로 인해 이마저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휴대폰만으로도 수집 모듈을 다시 가동할 수 있도록 슬랙봇을 개발해 적용했다. 누가 시켜서 만든 것도 아니었고, 정식으로 주어진 업무도 아니었다. 그저 필요하다고 판단해 만든 것이었다. 개발하는 동안 문득, ‘아직은 개발에 대한 열정이 조금은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열정과 재미는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커피챗
5월 14일, 전 직장 동료를 만났다. 이 직장은 앞서 언급했듯, 내가 신입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곳이자 여러 경험과 추억이 쌓여 있는 곳이다. 그런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분을 다시 만난다는 것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었다. 회사를 떠난 지 2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각자가 어떤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분은 여전히 일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현재 직장에서 느끼는 한계를 인식하고, 다음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감탄이 나왔다. 그에 비해 나는, 일의 의미가 한동안 꺾인 채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왔음을 느끼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 만남 이후, ‘일의 의미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 들었다.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일의 방향과 가치는 무엇일까 떠올려보려 했지만, 머릿속에 남는 건 “글쎄…”라는 말뿐이었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다시 한번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르겠다.
블로그 포스팅
5월에도 몇 건의 블로그 포스팅을 남겼다.
Python으로 100만 건 집어넣기
자료 조사에 이틀, 글을 다듬는 데 하루. 총 3일이 걸린 작업이었다.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혼자서라도 실험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다. 작업을 진행하며 인상 깊었던 점은, 머리로 알고 있던 것과 실제 환경에서의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안다'는 것과 '직접 겪는다'는 것의 차이를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Python으로 푸시 알람 전송과 시행착오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푸시 알람 기능이 필요해졌고, 관련된 구현 방법을 찾아보며 정리한 글이다.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았는데, 특히 내 기기의 device token을 얻는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 JavaScript 코드를 다뤄야 했는데,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던 언어였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이 경험은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겼다.
마치며
5월은 사건사고가 많았던 달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오래 남는 순간들이 많았다.
최근 들어 의욕이 쉽게 생기지 않아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하지만 “이건 해놔야 나중에 내가 편하지”라는 단순한 생각이 내게 작은 동기부여가 되어 코딩을 이어갔다. 그렇게 개발에 집중하면서, 여전히 이 일이 나에게 맞고, 적성에 맞는 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하고 싶다’는 마음을 조금 더 키워보려 한다. 무엇보다 꾸준히 손을 움직이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지금처럼 조금씩이라도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나에게는 큰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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